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해적들의 화력과 장비가 당초 군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2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서 밝혀졌다.

또 군 당국은 생포 해적과 금미호 선원의 맞교환이 가능할 경우 이를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공개했다.

국회 국방위는 24일'아덴만 여명작전'결과 보고 간담회를 열고 김관진 장관과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육군 중장) 등으로부터 이와 같은 보고를 받았다.

이성호 본부장은 "해적을 지원한 선박은 파나마 국적의 7만t급이나 되는 큰 배"라면서 "장비가 뭐가 있는지, (해적) 세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미사일까지 있었던 사실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적들의 경계 및 공격 태세가 상당했음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본부장은 보고에서 "노획한 소총을 살펴보니 손질도, 기름칠도 상당히 잘 돼 있어 뜨내기 해적과는 차원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기 수준도 높아 30발이 들어 있는 탄창 3개 중 하나는 개별 탄창이고 나머지는 두 개를 엮은 것으로 (30발들이 탄창 하나를) 다 쓰면 바로 다른 하나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석해균 선장이 이를 파악하고 면밀하게 대응해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군의 보고다. 이 본부장은 "국정원이나 연합해군사 등 여러 기관에서 필요한 정보를 획득했지만 특히 석 선장을 통해 해적들이 2교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 이른 새벽과 저녁에는 잠을 잔다는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군은 이번 작전을 앞두고 삼호주얼리호의 레이더를 마비시켜 최영함의 접근을 알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국방부는 보고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번 작전에서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을 두고 현재 억류 중인 금미호 선원들과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우선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과 이번 해적들의 소속을 비교해봐야 할 것"이라며 "생포 해적들을 심문해서 같은 소속이라면 먼저 맞교환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금미호와 삼호주얼리호 납치 세력 간 연관성이 없고 맞교환이 어려울 경우 생포 해적들을 국내에서 사법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들을 사법처리할 경우 부산이 최우선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피해 선사인 삼호해운의 본사가 부산에 있는 데다 해적의 총격을 받은 선장 석해균 씨도 부산 출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해경과 부산지검, 부산지법은 1996년 한국인 선원 등 11명이 살해된 페스카마호 선상살인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생포 해적들이 부산으로 올 경우 페스카마호 사건 때처럼 우선 해양경찰의 1차 조사를 받고, 검찰에 인계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