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과 김신호교육감이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가운데 예산분담의 한 축인 구청장도 논쟁에 가담했다. 무상급식 실시의 세 축이 이견을 보이며 6월부터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는 대전시의 계획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정용기 대덕구청장은 26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전시가 자치구와 합의를 하지도 않은상태에서 5개구와 예산을 분담해 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시에 분명히 무상급식 예산을 분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이 같이 발표한 것은 거짓말이며 언론플레이 행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 구청장은 이어 "대덕구는 무상복지에 대한 철학이 다르기도 하고 올해 법적ㆍ의무적 경비 161억원을 편성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여건상 분담이 어렵다"며 "초등 1,2학년 전면 무상급식보다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서 차차상위계층으로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논리에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구청장의 기자회견은 전날 대전시가 농촌 및 저소득층 자녀 무상급식(20%)을 제외하고 시 60%, 구 20% 예산분담 방식으로 6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부터 무상급식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에 앞서 김 교육감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무상급식 실시에 반대하는 소신을 재확인하면서 시청과 대립각을 세운바 있다.

대전시와 교육청이 무상급식에 이견을 보이고, 구청장들간에도 무상급식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 이어서 대전지역 학생들에 대한 무상급식 실시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 구청장이 무상급식 예산 부담을 거부한 반면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무상급식 실시에 적극적이다. 허 청장은 대전시와 교육청이 무상급식 실시 여부를 합의하지 못할 경우 구청 재정 범위내에서 자체적으로 초등학교 일부 학년에 대한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박용갑 중구청장과 한현택 동구청장은 무상급식 실시에 찬성입장을 밝혔고, 박환용 서구청장은 무상급식 실시에 원칙적으로 찬성을 표하면서도 재정여건상 예산분담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소속 정당에 따라 시장과 구청장들간 의견이 갈리면서 대전시의 무상급식 실시는 시와 교육청, 구청 등 당사자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금 당장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교육청 및 각 구청과 의견을 조율해 이견을 해소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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