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과 친구들'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세시봉' 3인방. 왼쪽부터 김세환·윤형주·송창식씨.
'세시봉'은 소리다. 1960년대 말 서울 무교동에서 흘러나왔다. 한국 포크음악을 대표하는 세 명의 가수가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윤형주(64)·송창식(64)·김세환(63). 통기타 선율에 올라탄 이들의 화음은 70년대를 장악했다.
올 설엔 같은 방송에서 '세시봉 콘서트'란 타이틀로 공연을 했다. 예상대로 찬사가 쏟아졌다. 음반 매장에 '세시봉 판매대'가 별도로 생겨나고, 세 남자의 공연이 관객들로 북적댄다. 세시봉의 감동 바이러스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11일 경남 창원의 한 공연장에서 '포크의 전설' 셋과 마주앉았다. 이들은 창원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세시봉의 큰형 조영남(66)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단독공연을 준비 중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30년 만의 예능프로 출연이 낯설었을 텐데.
"정해진 원고 없이 우리 식대로 하겠다는 조건으로 출연했죠. (첫 방송에선) 무슨 노래를 부를지도 미리 정하진 않았어요. 늘 모여서 노래하던 대로 방송에서도 했는데 예기치 않게 큰 반응이 왔어요."(김세환)
"토크쇼에 나가서 제가 토크를 할 수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허허."(송창식)
-두 번의 방송 출연에 대한 소감은.
"지난해 추석 방송 때는 토크쇼였는데 자연스레 음악이 녹아들면서 훨씬 자유로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설 특집 방송에선 콘서트라고 했는데 토크쇼처럼 흘러가서 조금 불편하긴 했죠."(송)
"어쨌든 방송 덕분에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팬들이 늘어나서 기분은 좋습니다."(김)
-대중이 세시봉에 열광한 까닭은.
"40년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에서 세월의 깊이를 느끼신 것 아닐까요. 그 세월 속에 자신들의 흔적도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에 함께 감동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윤형주)
-노래를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업으로 생각하고 노래를 시작하진 않았어요. 제가 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노래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수라도 불러준 거죠"(윤)
"처음엔 노래를 하려고 음악을 하진 않았어요. 지휘자가 제 꿈이었죠. 그런데 지휘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어요. 그래서 택한 게 가수입니다. 제게 대중음악은 영원한 공부거리예요. 예순을 훌쩍 넘겼지만 여전히 공부할 게 많죠. 바닥이 드러나면 더 이상 음악이 아니에요."(송)
-세시봉의 음악과 요즘 가요를 비교하면.
"요즘 음악은 기계로 음정·화음까지도 다 조절해서 나오는데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진짜 아날로그죠. 녹음하다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불러서 완벽하게 만들었죠. 디지털 음악이 넘쳐나니까 대중이 우리 같은 아날로그 음악에서 옛 정서를 찾는 것 같습니다."(윤)
-언제까지 노래를 계속할 수 있을까.
"이제 곧 노령연금을 받을 나이인데도 어울려 노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죠. 팬들과 함께 늙어가면서 노래로 함께 위로받는 겁니다. 노래의 힘은 위대하거든요."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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