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부터 사용되는 새 고교 음악교과서에 이미자, 조용필, 이문세, 서태지, 빅뱅 등 대중문화 스타들과 함께 함께 이들의 악보가 처음 수록된다. 고전음악이나 가곡 일색이던 음악교과서에 '대중음악의 세계'를 한 단원으로 정리해 최신 아이돌까지 다룬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3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11학년도 1학기를 앞두고 전국 고교에 배포된 새 음악교과서 3종(2010년 7월 교과부 검정)에는 한창 활동 중인 인기 아이돌그룹 빅뱅까지 수록되는 등 요즘 청소년의 기호와 눈높이에 맞춰 대중 음악 비중이 부쩍 늘어났다.

"이문세와 빅뱅이 부른 '붉은 노을'을 들어 보고 시대의 차이에 따른 음악적 특징을 비교해 보자." 새학기를 맞아 전국 고교에 보급된 개정 음악교과서 가운데 도서출판 태성이 펴낸 '고등학교 음악' 6단원 '우리 시대의 음악'에 수록된 내용이다. 태성출판사의 '우리 시대의 음악' 단원 중 '대중음악의 세계로'라는 소단원은 1920년대 대중가요의 탄생기부터 2000년대 댄스음악과 아이돌 그룹 출현까지를 시대별로 훑었다.

윤심덕, 이미자, 산울림, 조용필을 언급한 데 이어 '조금 더' 학습을 위해 이문세의 1988년 '붉은 노을'과 빅뱅이 이를 2008년에 리메이크한 '붉은 노을'을 비교해 보자며 '붉은 노을'의 악보를 실었다.

박영사의 음악교과서도 '우리의 대중가요' 소단원을 설정해 유영석의 '네모의 꿈', "빨간 꽃 노란 꽃 꽃밭가득 피어도~"로 시작되는 '사계'의 악보 등 다양한 성격의 대중 가요를 수록했으며 금성출판사 음악교과서는 박춘석의 '아리랑목동'부터 서태지의 1992년곡 '난 알아요'까지 실었다.

대중문화계는 대중음악의 교과서 진출을 크게 반겼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과거에는 대중음악을 '유행가'라며 천시하는 풍조도 있었으나 대중음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교육의 소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대중음악계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대중음악을 음악 교과목 안에 흡수해야 한다는 현장 선생님들의 여론이 많았고, 교과서에 일부 대중음악이 소개된 사례도 있었다"며 "이런 현장 분위기와 시대 변화를 교과부가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자연스럽게 유발해 학습 효과를 거두려는 시도"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