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라디오 방송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50) 대표는 28일 인터뷰에서 "통제된 북한 사회에서 (우리가 날려 보내는) 대북 전단만큼 바깥소식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통로가 없다"고 말했다. "전단에 최근 중동 의 반(反)정부 시위에 대해 적어 보내면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친한 리비아 도 세습하고 독재를 하도 오래 하니까 망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1992년 탈북한 김 대표는 "과거 내 경험을 봐도 북한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데 대북 전단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1980~1990년대 휴전선 근처에서 군(軍) 생활을 하며 북한에서 '쪽지 물자'라고 부르는 대북 전단·물자를 많이 접했다. 1980년대만 해도 남한에서 전단과 함께 보낸 담배·라이터·팬티스타킹·과자·사탕을 한 곳에 모아 소각했었다. "1990년대 장교로 복무한 황해북도 신계읍엔 대북 전단이 너무 많이 떨어져 매일 눈처럼 쌓였다"며 "1000장을 수거해 온 병사에게만 아침식사를 주곤 했다"고 회고했다.

2005년부터 풍선에 전단을 넣어서 북한에 보내고 있는 북한동포직접돕기 운동의 이민복 대표는 "최근에도 북한 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울 정도로 전단의 효과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북한 주민들을 돕고 있는 남한 사람이 2009년 방북했을 때 북한의 한 간부가 '굶는 것은 두렵지 않은데 삐라가 넘어오는 것은 두렵다'고 말한 것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한국에서 보낸 전단을 보고 탈북한 이들도 있다. 이 대표는 2008년 탈북한 북한 군인이 서울에서 자신을 만나 "황해도에서 군 복무할 때 미국이 6·25 전쟁을 일으키고, 김일성이 항일승리를 했다는 것이 거짓말이라는 삐라의 내용에 충격을 받아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