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와 KBS가 그룹 '빅뱅'의 컴백무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형 매니지먼트사와 방송사간 알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YG와 KBS는 2년3개월만에 새앨범을 발표한 빅뱅의 KBS 2TV '뮤직뱅크' 출연과 관련, 서로 다른 소리를 내고 있다.

'뮤직뱅크' 측은 YG가 빅뱅 특별 대우를 요청했다고 주장한다. YG는 여느 가수들처럼 2~3곡 정도 부르는 무대를 바랐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KBS와 YG는 빅뱅이 지난해 말 '시청자가 뽑은 2010 최고의 인기가요' 후보선정 기준에 불만을 품고 'KBS 가요대축제'에 불참한 이래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빅뱅이 SBS를 통해 1시간 동안 컴백쇼를 펼치면서 KBS는 YG를 더욱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방송사와 매니지먼트사는 밀월과 반목을 오갔다. 서태지(39)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 '특종 TV연예'의 '신곡무대' 코너를 통해 데뷔하면서 MBC와 인연을 맺었다. 솔로로 나선 이후 수차례 MBC에서 스페셜 컴백 무대를 가졌다.

반면 듀오 '동방신기'와 그룹 '소녀시대' 등을 매니지먼트하는 SM엔터테인먼트와 엠넷미디어는 적대적이었다. SM과 M넷은 2008년 음원유통 문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후 SM이 2009년 엠넷이 주최하는 음악시상식 '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MAMA)'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자사 가수들을 불참시키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더구나 엠넷이 2009년 MAMA에 SM과 법정분쟁 중인 그룹 'JYJ'의 준수(24)·유천(25)·재중(25)을 출연시키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11월말 마카오에서 치러진 MAMA에도 SM가수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엠넷이 "SM의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된 음원 서비스 등에 대해 사과 및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면서 이익 있는 곳에 영원한 적은 없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대형 매니지먼트사는 힘이 세다. 지난 1일 출범한 CJ E&M의 계열사 중 하나인 엠넷은 대형 미디어회사다. 케이블채널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음악 방송에서만큼은 지상파급으로 평가 받는다. SM은 이런 회사와 '맞짱'을 떠 사과를 받아냈다. JYJ의 방송 출연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SM이 뒤에서 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38)이 자신이 쫓아낸 그룹 '2PM' 출신 박재범(24)의 사과를 수용한 이후 일련의 움직임에서도 대형 매니지먼트사의 파워가 드러난다. 박진영은 재범이 팬카페에 "물심양면 나를 보살펴주신 JYP의 박진영 PD에게 실망을 안긴 점은 지금까지도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하자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에 공문을 보내 재범의 방송활동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지상파 방송 등 미디어의 힘은 막강하다. 그러나 SM과 YG, JYP를 주축으로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도 공룡급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유튜브 등 팬들과의 소통 창구 다양화했다. 방송사 아니라도 기댈 데는 있다.


이 와중에 지명도가 떨어지는 매니지먼트사 소속 가수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뮤직뱅크'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의 음악프로그램은 3개에 불과하다. 엠넷의 '엠카운트다운'까지 포함하면 4개이지만 프로그램마다 15팀 내외가 출연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대형 매니지먼트사 소속 가수가 컴백하는 날이면 이 숫자마저도 줄어든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EBS TV '스페이스 공감' 같이 실력파 뮤지션 위주로 꾸려지는 음악프로그램 출연은 언감생심이다.

익명을 바란 가요계 관계자는 "방송사와 대형 매니지먼트사간의 알력 다툼은 결국 가요계를 기형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로 관계가 좋으면 해당 가수 위주로 프로그램이 꾸려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서로 괜한 에너지 낭비만 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리저리 눈치만 봐야 하는 지명도가 떨어지는 가수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한숨지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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