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가스충전소 설치를 위한 건축허가 신청서가 접수된 지역 인근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사는 김모(37·여)씨는 최근 관할 구청의 황당한 업무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씨는 지난 8일 자신이 사는 다세대 주택에 A4용지 세장이 붙어 있는 것을 목격했다. 광고겠거니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김씨는 하루 뒤 혹시나 하고 떼어내 살펴봤다 깜짝 놀랐다.

집근처 골프장에 가스충전소 설치를 위한 건축허가 신청서가 접수됐다는 공문이었다. 대전 서구가 위험시설물이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참고하겠다는 내용이었던 것.

김씨는 “이런 중요한 사안을 우편으로 보내지 않고 어떻게 주민의견을 청취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위험물저장시설물인 가스충전소를 주택가에 버젓이 세운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 월평동 주택가에 위험시설물인 가스충전소가 설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서구와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월평동 모 골프장에 가스충전소를 설치하도록 허가를 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서구는 이에따라 지난 7일 관할 주민센터를 통해 주민의견을 듣는다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하지만 이 의견서가 제대로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심지어 광고인줄 알고 그대로 버린 주민들도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이웃주민의 얘기를 듣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예정지 바로 앞에 사는 박모(40·여)씨는 “주거지 바로 앞에 가스충전소가 생기는 중요한 일에 대해 의견을 묻는다면서 주인이 없다고 달랑 현관문에 안내문을 붙여놓고 가는 게 말이 되는댜”며 “이미 차량들로 인해 혼잡한 동네에 가스충전소가 생기면 더욱 불편하고 소음은 물론 교통사고 위험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허가를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구는 주민의견을 듣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홍보가 덜되면 추후 다시 의견을 듣겠다는 것이다.

서구 건축과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듣는 것이 의무규정도 아니지만 도의상 듣는 것”이라며 “주민센터를 통해 충분히 안내문을 돌린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칙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 법적인 조건만 충족되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며 “행정기관의 입장에서 지금은 접수가 된 상황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충전설비와 저장탱크와의 거리, 주택하고의 거리 등 거리상에 일부분 문제가 있다”며 “해당 용지 가운데 보존녹지 용지가 껴 있는 등 현재로선 충전소 허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전/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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