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불교도들은 깨달음을 추구한다?’, ‘불교는 자비를 가르치는가?’, ‘불교는 평화의 종교인가?’ 등 불교에 관한 통념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불교학자가 있다. 미국 불교학계 내에서 선불교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고 있는 베르나르 포르 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불교란 무엇이 아닌가>라는 저서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는다. 
 

포르 교수는 역사 속의 불교, 불교와 토착문화, 불교와 사회 등 3가지 주제로 불교에 대한 23가지 질문을 던지면서도 ‘불교가 무엇이다’라고 명쾌하게 정의를 내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불교란 무엇이 아니다’라고도 정의하지 않는다. 다만 불교가 한 마디의 명제로 단순화되고, 그로 인해 우리들의 통념이 고정되는 것, 불교를 가능하게 한 사회적 배경이나 불교 전통을 풍성하게 만든 여러 요소들은 쏙 빠뜨린 채 불교의 ‘정신’만을 남기는 것을 경계할 뿐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기존의 불교의 교리나 수행방법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특히 불교가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종교라는 일반적인 통념에 대해 저자는 “불교의 궁극적 목표가 깨달음이라고 해도 실제 불교도들 대다수의 삶을 볼 때, 사람들은 물질적인 것이든 상징적인 것이든 간에 세간적 이익의 획득을 더 중시해 왔다”고 지적한다. 선 수행 등을 통한 심리치료나 명상서양에서 퍼지고 있는 불교 붐에 대해서도 “불교가 서양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을 삶의 자세로 받아들이게 된 것인지 현대인들의 지친 심신을 치료해줄 상품의 일종으로서 불교를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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