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강진과 쓰나미에 이은 원전 붕괴로 대재앙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웃인 한국이 경제적 과실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6만명 가량의 병력을 일본에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은 후쿠시마 원전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미군 가족과 민간인 군속을 1차적으로 대피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미 국방부는 약 5만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을 군 수송기와 함정을 동원해 일단 가까운 한국으로 보낸뒤 미 본토와 태평양의 미군기지로 분산 이주시킬 계획이다.

미군 가족들의 한국 체류기간은 하루나 이틀 정도. 한국의 호텔 등 숙박업계는 '반짝' 특수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원전의 방사능 누출이 더욱 확산될 경우 한국행을 택하는 일본인들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쓰나미 이후 예상되는 전염병이다. 일본의 동북부 지역은 수돗물이 끊기고 하수시설이 대부분 파괴돼 위생상태는 최악이다.

방역전문가들은 일본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콜레라와 장티푸스 등 이른바 '킬러 전염병'이 급속히 번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본과 같은 사태가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을 경우 벌써 수십만명이 전염병에 희생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전염병이 돌 조짐이 보이면 패닉 상태에 빠진 일본인들이 한국을 비롯해 대만이나 중국 등지로 피신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일본의 대재난으로 한국이 득을 볼 산업은 부품제조업체다. 이번 강진으로 일본의 도요타를 비롯한 자동차 메이커와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에 독점납품하는 일본업체들도 생산시설이 파괴도 애플은 지금 난감한 상황에 빠져있다.

한국으로선 이 틈을 타 '기술 특수'를 노릴만도 하다.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다.

이웃나라의 불행을 기회로 삼는다는 것이 부도덕한 일이겠지만 따지고 보면 2차세계대전 패전국 일본이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6·25 전쟁 덕분이다.

긴박한 상황에서 전쟁물자를 멀리 본토에서 운반해 오기가 쉽지 않았던 미국은 일본업체에 군수품을 대량 발주, 일본은 잿더미에서 부흥할 기회를 잡았다.

상당수 학자들은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일본은 경제강국으로의 도약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

일본의 쓰나미가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책 입안가들이 세밀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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