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조대가 철수 요청해도 외교 먼저 고려해야"

일본 현지에는 현재 우리 구조대원 106명이 파견돼 실종자 수색, 안전 확보, 의료 지원 등의 구조 활동을 돕고 있다.

20일 현재 일본 현지의 구조 수요 감소와 일본 정부와 약속한 지역에 대한 임무 완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 때문에 정부는 본진을 후쿠시마 원전과 80km 가량 떨어진 센다이에서 니가타로 옮겼다.

사실상 철수한 것으로도 해석되지만, 정부가 이들을 일단 니가타에서 대기하게 한 뒤 일본 정부와 협의해 구조임무 재개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방재청 산하인 중앙119구조단 소속인 이들은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구조요원들로, 아이티와 쓰촨성 지진 때도 현지에 급파돼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이들의 업무가 재난 현장을 지키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방사능 피폭 가능성이 높은 현장은 피하고 싶은 곳일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외국인은 물론 일본사람들조차 일본을 등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사고 현장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그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18일 기자와 전화와 접촉한 지방의 한 소방서 A소방교의 아내 B(33)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B씨는 "사고현장이 피폭에 노출돼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할 때마다 걱정이 된다. 물론 구조단원들은 현장 경험을 원하고 엄격한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방사능 대량 유출 상황을 예상하고 훈련을 받은 것도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B씨는 이어 "남편에게 전화하면 괜찮다고는 하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C소방교의 아내 D씨의 경우는 혹시라도 남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기자와의 전화통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D씨는 결국 특별한 언급을 하지 싶지 않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 같은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한 채 구조단원들은 방호복에 방사선 수치를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한 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방사선에 오염된 이들은 없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도 이들의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인지 피폭을 가정한 별도의 보험에도 이들을 가입시키지 않은 상태다.

우리 정부의 한 관계자는 "방사능 피폭 상황의 경우 보험 처리는 어떻게 돼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만약 보상 문제가 생길 경우 일반 구조대원들이 통상적으로 들어 놓는 보험 범위 안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구조대원들은 자신들이 원한다고 해서 철수 할 수도 없다. 이 정부관계자는 "구조대원이 피폭돼 스스로 철수를 요청하더라도 외교적인 상황을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캐나다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구조대원들을 속속 철수시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의 환심을 사고 국위를 선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있는지 묻게 되는 대목이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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