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우리 정부에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개시 선언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을 공식 방문 중인 김황식 국무총리는 방중 사흘째인 14일 베이징(北京) 리전트호텔에서 현지특파원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원 총리는 우선 협상을 개시하고 문제를 협상 과정에서 논의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그러나 "한중 FTA의 성과 도출을 위해서는 우선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것 보다 사전에 충분한 고려를 선행하지 않으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와 원 총리는 13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총리회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한중 FTA도 논의됐다.

한중 양국은 현재 FTA와 관련, 공동연구를 마친 상태지만 정부 차원의 협상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김 총리는 "중국 측은 한중 FTA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의지가 있어 보였다"며 "다만 농수산물 등의 민감한 분야와 관련해 신중한 고려나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 차원에서는 중국의 그런 입장을 충분하게 고려하면서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추진 방향과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지난 7일 국회에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번역 오류와 관련해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해 관련자들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얘기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와 관련,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 편들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중국은 대화로 풀어가기위해 북한을 궁지로 몰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보이며 북한을 두둔하고 (남북한을) 편가르기 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 총리는 "작년에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해법과 관련해 한중 간에 다소 이견을 보였으나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조그만 차이였다"며 "한중 관계를 대립관계를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김 총리는 최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중을 통한 북중 회담에서 남북회담과 북미접촉에 이은 6자회담 재개라는 프로세스가 도출된 것과 관련해 "그와 관련한 남북대화가 어떤 레벨에서 어떤 시기에 열릴 지 아직 말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지도자들이 북한의 비핵화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고 그 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남북대화가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6자회담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보였다"며 "북한이 어느 정도의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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