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6라운드 경기에서 홈 21경기 연속 무패(14승 7무)를 질주하던 제주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승 2무 승점 14점을 확보한 포항은 수원 블루윙즈(승점 13점)를 제치고 K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포항을 선두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은 단연 상대를 압도하는 중원의 파괴력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파리아스 전 감독의 위대한 유산인 4-3-3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4-3-3 시스템은 다양하게 변형을 가할 수 있는 전술이며 선수 간의 스위칭 플레이도 용이한 전술이다. 황선홍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빠르고 짧은 전진 패스와 미드필더의 기술을 결합해 전남, 수원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잇따라 제압하며 타 팀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제주전은 최근 물오른 포항 미드필더진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이날 경기서 황선홍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모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황진성, 김재성, 신형민 등 중원의 무게를 강조한 더욱 4-1-4-1 시스템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황진성과 김재성은 유기적인 볼 배급뿐만 아니라 수시로 위치를 맞바꾸며 공간 확보에 적극적이었다. 이들의 움직임 덕분에 포항은 더블 볼란테와 포백라인으로 탄탄한 수비망을 구축한 제주의 진영에서도 빠르고 정교한 공격 작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홀딩 역할을 맡은 신형민은 강력한 압박과 교과서적인 커팅 플레이로 산토스, 박현범, 오승범 등 제주의 공격 도화선을 압도했고 자연스레 제주는 우세한 볼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제주로서는 허리진의 '동맥경화'을 막아주었던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존재를 그리워할 수 밖에 없었던 순간이었다.

지난 인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2골을 터트리며 포항의 가장 빛나는 별로 우뚝 선 황진성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현재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진은 바로 포항이라고 자부했다. 올 시즌 '누가 딱 키플레이어다' 할 것 없이 뛰어난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빠르고 세밀한 황선홍 감독의 공격축구가 접목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진성은 "황선홍 감독님은 스피드하면서도 세밀한 축구를 추구한다. 백패스하지 말고 쉴새없이 전진하라고 강조하고 자신감있게 플레이하라고도 독려한다. 게다가 우리 선수들 스스로 미드필드진 만큼은 포항이 최고라고 자부하면서 뛰고 있다. '흥'만 타면 어느 팀이든 제압이 가능하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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