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예수 없는 예수 교회> 출간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총재(72)가 <예수 없는 예수 교회>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한 전 총재가 새길교회에서 성도들과 나눈 설교문 중 일부를 엮은 것이다. 개신교 장로인 그는 12월 2일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역사적 예수를 부인하면 (한국교회는) 허깨비를 믿는 것이다. 갈릴리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처럼 우아하고 멋지게 지는 법을 터득하라"고 당부했다. 또 "한국교회가 주기도문과 산상수훈과 같은 역사적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없고 사도신경처럼 교리로 박제화된 신앙고백만 하고 있다. 이런 신앙고백으로는 예수를 따라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재는 "한국교회가 매일 먹을 양식의 문제， 빚진 자의 빚을 탕감하는 문제， 탐욕과 독선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문제 등 이 땅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가지셨던 예수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강조하는 '그리스도'는 바울이 만난 '핍박받는 예수'가 아니라 숭배대상으로만 부각한 잘못된 교리의 옷을 입은 그리스도라고 지적하며 "왜 역사적 예수와 그리스도를 분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1950년대 초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가 분열한 이유도 역사적 예수와 그리스도를 분리한 정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전 총재는 '예수 믿으면 천당 가는 것만이 구원'이라고 하는 것은 구원의 총체성을 무시하고 구원을 천박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국교회가 (예수) 믿고 천당 가는 수준에 머물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기독교 승리주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부시 미국 대통령을 예로 들며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며 '십자군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전쟁 승리를 확신했을 때는 '사명 드디어 완수'라고 외쳤다. 예수께선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마 26:52)고 하셨다. 십자군적 무력정복은 가장 예수답지 않은 행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