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공사 발주가 시작된 4대강 사업이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정부가 4대강 논란의 핵심 쟁점인 경제효과와 관련된 근거 제시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대형 국책사업에 정부 스스로 정보공개와 설득 작업을 포기하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높다.23일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일자리 창출 및 생산유발효과 등에 대해 신뢰할만한 자료를 일절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09년 6월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4대강 사업으로 일자리 34만개가 새로 만들어 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고용효과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34만명은 한국은행의 건설업 취업유발계수(10억원당 17.3명)를 단순 적용한 수치일 뿐, 실제 창출된 일자리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최근 "작년 한해 고용보험이 적용된 일자리는 상용직 기준 1,492개, 일용직을 포함해도 4,164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최 의원이 일부 사업장의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만 따졌다"고 반박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환경ㆍ농림부를 제외한 국토부 투입예산에 한해 고용영향평가를 의뢰한 상태"라며 "고용효과를 따질 때는 현장 인력뿐 아니라 밥집, 철강업체 등 관련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약 40조원으로 발표한 생산유발효과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지만,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도 "관련 분석은 진행중인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 초기 첨예한 논란을 불렀던 경제성 평가 역시 정부는 "할 필요가 없다"며 회피하고 있다. 서울대 홍종호 교수는 "4대강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16~0.21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B/C가 0.7에 그쳐 사업성 부족으로 폐기된 신공항 사업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국방 분야처럼 국가정책적으로 필요한 재해예방 사업이어서 경제성 분석이 필요 없으며, 설사 분석결과가 0으로 나와도 추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사업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경제성 평가를 다시 하는 건 실익이 없지만 여전히 '필요 없다'고 버티는 정부의 태도에도 문제가 많다"며 "20조원 이상 투입된 대형 사업이라면 예산 대비 경제효과를 반드시 밝혀야 하며, 고용창출 및 생산유발효과 등에 대해 주기적으로 관련 근거를 제시해 국민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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