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방화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9시 10분쯤 순천시 왕지동에 위치한 광주지법 순천지원 1층 서문에 한 남성이 휘발유통이 놓고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 이날 불은 법원 근무자의 빠른 조치로 1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유리창 파손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 CCTV를 확인했지만 형체와 도주로만 확인될 뿐 신원을 특정할만큼 화질이 뚜렷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청사 외곽에 설치된 CCTV는 6개로 모두 아날로그 방식의 구형 CCTV다.

6개의 CCTV는 광주지법 순천지원 집행관실에 불이 난 2005년 5월 이후 설치된 것들이다. 더욱이 해상도가 낮아 야간에는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법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CCTV에는 한 남성이 휘발유통에 불을 붙인 뒤 정문 반대편인 주차장 쪽으로 도주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며 "하지만 얼굴이나 인상착의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택시를 타고 법원 내부로 진입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택시업계와 주유소를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이 공권력에 도전하는 중대 사건으로 보고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까지 검토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경찰은 법원 재판정에서 난동을 부린 전력이 있는 A(47)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점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정환우 기자  wkdrhkdc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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