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9총선 공천을 놓고 계파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박근혜 전대표가 1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잘못된 공천이 있을 수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리며 경고성 발언을 던졌다. 이는 자신의 측근인 이규택, 한선교 의원 등 측근들이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고심을 하던 박 전대표가 처음으로 말문을 열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것이다.

특히 이날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한나라당이 영남권 공천 발표를 놓고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가 아니냐는 관측이 크다. 이에 영남권을 포함한 남은 공천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을 포함한 총선결과가 흔들리며 정치권에 폭풍우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박 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마어마한 음모가 있다. 기준도 없고, 기준도 엉망"이라며 "공당 집권당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는 강한 어조로 불만을 강하게 포출했다.

박 전대표는 또 "지난 10년 세월동안 오로지 정권교체 이루고, 잘 사는 나라 만들자며 모든 어려움을 참고 그렇게 바라던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 왜 이렇게 됐느냐? 요즘 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정권교체가 이뤄지기까지 당원, 당협위원장, 국회의원들 너무 고생 많이 했다. 그런 분들에 대한 기본적인 당의 예의는 공정한 원칙을 가진 공천이다. 안될 사람이 되게 해서도 안되지만,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 이렇게 기준이 엉망인 공천은 그동안 야당생활하면서 고생해온 당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못 갖추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 전대표는 이어 "안될 사람을 봐달라, 계파 인정해달라는 게 전혀 아니다"며 "내가 그동안 대통령에게 말한 것도 계파 봐달라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가장 우려한 것은 사감정"이라고 공천의 사적 배제를 지적했다. 더욱이 박 전대표는 "사적 감정으로는 아무 문제없는 사람을 탈락시키는 것, 그것이 가장 우려했던 부분인데 그런게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며 "누구 봐달라는 것 아니고, 안될 사람 되게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내 계파 인정해달라 그런 얘기 한 적도 없다"고 최근 공천 합의설를 강하게 부정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오로지 원칙과 기준을 갖고 공정히 해달라고 했는데 BBK를 얘기한 사람은 이번에 안된다고 하고 살생부가 공연히 나돌고 이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나라당으로서는 처음 제대로 한 경선에서 내가 깨끗이 승복한 것도 정치발전을 위해 했던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크게 발전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잘못된 공천으로 다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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