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하루앞둔 20일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대목을 맞아 추석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하지만 훌쩍 뛴 과일과 채소 등의 물가로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만 많지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아 상인들은 저마다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이었다.

이날 대구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등 대부분의 전통시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제수용품과 선물을 마련하려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적댔다.

손님들로 인해 전통시장 인근 도로는 아침부터 차들이 끊임없이 밀려들며 줄을 이뤘고 제값을 받으려는 상인들과 조금이라도 깎으려는 가격흥정 소리도 정겹게 다가왔다.

반면 시장안에 들어가보니 수확기를 맞은 채소와 과일 가격은 상상도 못할 가격으로 팔려 곳곳에서 손님들과 상인들의 가격다툼이 벌어졌다.

경북지역 한 시장에서의 배추값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2배이상 올라 포기당 6000원에 가깝게 팔리고 있다. 그마저 품질은 특상품도 아니다.

과일은 더 심했다. 사과와 배, 수박, 감 등의 가격은 거의 2배나 올랐다. 크기는 작아지고 맛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그나마 포도의 경우 본격적으로 출하되며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다.

생선값도 제사상에 오르는 조기가격이 1마리(20㎝크기)에 수입산이 6000원에 이르는 등 몇 배나 올랐다. 문어도 2~3㎏가격이 거의 5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소고기 등과 건어물, 주류 등은 가격 변동이 크게 없었지만 국산은 거의 없고 대부분 수입산이 팔리고 있었다.

이 같은 치솟은 대목가격으로 상인들과 손님은 모두 불만이다.

한 야채상 손님은 "시장이 그래도 정이 살아있어 일부러 왔는데 가격 좀 깎아줘야 하지 않느냐"며 볼멘 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상인은 "우리도 살아야 하지 않나. 밑지며 장사 할 수 없지 않나. 겨우 몇 100원 남는 장사다"고 노골적으로 흥정을 거부했다.

이 상인은 "가격을 물어보는 손님은 많지만 가격을 듣고는 그냥 돌아가고 있다"면서 "비싼 가격에 판다고 큰 이윤이 남는 것도 아니라 정말 죽겠다"고 말했다.

인근 과일상회 상인은 "장사 30여년 동안 IMF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면서 "물건은 겨우 구색을 갖췄는데 사는 사람이 없어 대목이 끝나가는데 올해 장사는 망쳤다"고 우려했다.

50대 주부는 "지난해 추석에 비해 채소과일 값이 정말 금값"이라며 "더 싸게 구입하기 위해 몇 군데를 돌며 주인과 흥정했지만 비싸게 파는 것 같아도 남는 것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더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또 다른 30대 주부는 "제사상에 좋은 음식만 올려야 하는데 안할 수도 없고 고민"이라며 "지난해 20여만원과 같은 가격으로 뭘 사자면 소규모 묶음이나 수입산 작은 것을 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 상인은 "더도말도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했는데 어떻게 된 것이 대기업은 경기가 좋다고 하는데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면서 "제발 추석이후에 서민들도 기를 펼 수 있게 경기가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