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360만 노인표 의식해 인상 요구할 듯
여당, 야당 때 36만원 주장·여당되니 냉가슴

새해 들어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복지논쟁'이 2012년 선거의 해를 앞두고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 무상급식 논쟁에 이어 기초노령연금액수 인상 등을 다룰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여야합의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여야는 6일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통해 차기 임시국회에서 '연금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07년 제정된 '기초노령연금법'에 설치하도록 규정한 것을 4년이 지난 이제서야 뒤늦게 구성하는 것이다.

특위가 열리면 최대 쟁점은 현행 9만원 수준인 기초노령연금의 액수를 인상하는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행법에는 연금액수를 2028년까지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인상하도록 하고 있다. 물가인상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2028년에는 월 18만원 수준을 보장해야 한다.

민주당 12명의 의원들은 지난 2009년 3월 '연금제도개선특위 구성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한나라당의 소극적 태도로 구성이 지연돼 왔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6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연금문제는 고령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어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며 "2028년까지 두 배로 인상하기로 한 기초노령연금을 지금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지 않으면 그 때 가서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초노령연금액수가 법에 규정한 대로 2028년에 두 배가 인상되어야 하는데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실제 국가가 재정으로 집행해야 하는 액수는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5월 한림대산학협력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360만명을 대상으로 3조 7000억원의 노령연금이 국민세금에서 집행될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특위가 구성되면 야당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최소 360만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 인상이라는 사실상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예산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 문제가 단시간내에 결론이 나기는 어렵다"면서도 "민주당은 법에 규정한대로 노령연금의 인상과 기초연금제 도입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에는 기초노령연금 36만원을 주장했다"며 "야당 때는 표를 의식해 무책임하게 주장하다가 여당이 되니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속을 태우고 있다. 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는 노인표 등을 고려할 때 야당의 공세에 어떤식으로든 대응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정상태를 고려해야하는 여당이라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한 의원은 "워낙 심각한 현안이어서 당 지도부에서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 차원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