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에 관심이 쏠려 있는 사이에 북한 이 잇따라 유화적인 제스처로 보일 수 있는 조치를 내놓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5일 서해상으로 남하한 주민 31명 중 귀순자 4명을 뺀 27명을 우선 받겠다고 15일 우리측에 통보했다. 그동안 북한은 지난 4일부터 우리 공작 때문에 귀순자가 나왔다며 31명 전원 송환을 요구해 왔다. 북한 외무성은 또 "조선(북)은 6자회담 에서 우라늄 농축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이 6자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14일에는 일본 강진 피해를 위로하는 전문을 보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북한 UEP 문제는 안보리 결의안과 9·19 성명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기에 북한의 시정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지 6자회담에서 '협상'할 내용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한반도 관련국들 움직임이 빨라지는 양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안보 부서 당국자는 "북한이 다시 유화 공세를 시작한 것인지 분석 중"이라고 했다. 주민 27명 송환을 계기로 남북 대화 재개를, 우라늄 농축 문제에 유연성을 보이며 6자회담 재개를, 지진 위로 전문으로 북·일 수교 회담 재개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 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남하한) 주민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을 고려해 해상을 통해 27명을 우선 돌려보내라"고 했다. 정부는 "현재 서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북측이 원한다면 16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27명을 송환하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

북한은 러시아 외무차관과의 면담에서 러시아→북→남을 잇는 철도·가스관·송전선 계획에 대해서도 "우리는 3자 경제 협조에 관한 러시아측의 계획에 지지를 표시하고 그 실현을 위한 3자 실무 협상 제안이 나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