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가 한국판 ‘기적의 오케스트라’ 만들기에 발벗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와 함께 아동복지시설인 전주 삼성보육원 원생 28명으로 구성된 한국판 엘 시스테마(El Sistema)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창단에 나선 것.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판 엘 시스테마로 기록될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가 지원하는 5천만 원 상당의 국악기 및 경제적 지원을 토대로, 전북도립국악원 특별강사 12명의 재능기부를 거름 삼아 열매를 맺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와 전북도립국악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 등은 23일 전주시 효자동 소재 삼성보육원 강당에서 정준용 공장장과 류기준 노조 전주공장위원회 의장, 신현창 원장, 최영철 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창단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완주 전북도지사와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등 전라북도 내 주요 기관장들도 다수 참석해, 오케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꿈을 실현시켜 나갈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의 뜻깊은 출발을 함께 지켜보며 이들의 성공을 기원했다.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는 이날 창단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매주 전북도립국악원 특별강사들과의 1대1 방식 수업을 통해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대금 등 국악기 연주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교육을 받게 되며, 동서양을 망라한 각종 공연 관람 같은 다채로운 보조 교육프로그램을 곁들임으로써 교육 효과를 극대화 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내년 11월에는 전북도립국악원 특별강사들과 함께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창단 공연도 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는 “어려운 생활환경 때문에 자칫 좌절하기 쉬운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음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 지원을 결정했다”며 “한국판 엘 시스테마인 바람꽃 국악오케스트라가 꼭 성공을 거둠으로써 비슷한 처지의 다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립국악원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지친 심신을 위로 받고,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국악기 연주를 통해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교육에 임할 계획”이라며 “상처 받은 순백의 영혼들이 마음을 담아 연주해내는 국악 오케스트라 공연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엘 시스테마란 베네수엘라의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1975년 창시한 무료 음악 나눔 운동.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빈민가 차고를 무대로 빈민층 청소년 11명과 함께 시작한 이 운동을 통해 아브레우 박사는 아이들을 범죄와 마약의 유혹으로부터 구출해 내는데 성공했고, 로스엔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연소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 등 걸출한 음악가를 다수 배출해 내기도 했다.

35년여가 지난 지금은 전 세계 190여 개 센터에 30여만 명이 가입돼 엘 시스테마를 통한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꿈꿔 나가고 있는 중이며, 아브레우 박사는 그 공로를 인정 받아 2010년 제10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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