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가 재미있는 인형극을 매개로 다문화가정 인식 개선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전주시 효자동 소재 서곡초등학교 강당에서 이 학교 1학년 학생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다문화가정 인식개선 인형극 ‘손에 손 잡고’를 처음으로 선보인 것.

아동보호 전문기관인 굿네이버스 전북본부와 함께 6개월 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시킨 이 인형극의 목적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바로 잡고,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이자 이웃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자는 것이다.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둔 초등학교 학생 ‘국수’를 중심으로 그가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겪는 갈등과 소외를 그린 이 인형극은 최근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다문화가정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 그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극 중간중간 우리나라 잡채와 비슷한 요리인 필리핀 고유음식 판싯(Pancit) 등을 소개함으로써 다문화가정과의 문화적인 거리 좁히기를 적극 시도한 점이라든가, 세계에는 240여 개나 되는 많은 나라들이 있음을 알림으로써 인형극을 관람하는 아이들이 국가와 인종의 다양성에 눈 뜰 수 있도록 배려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형극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같은 반 친구들이 다문화가정 자녀인 ‘국수’를 이유 없이 무시하고 놀릴 때는 참관 어린이들도 같이 분개했고, 축구를 통해 그 동안의 편견과 오해를 씻은 뒤 친구들이 국수 어머니의 일품요리 판싯을 함께 먹으러 가기로 한 대목에서는 같이 기뻐하며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인형극 공연에 나선 현대자동차 상용차개발센터 유승완 연구원 등 자원봉사자들은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라는 걸 전달하는 데 중점을 줬다”며 “우리의 작은 노력이 바탕이 돼 우리 아이들이 다문화가정 친구들을 편견 없이 마주 대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공연 관람을 마친 서곡초등학교 학생들은 “생김새나 피부색이 우리와 다른 아이들을 보면 왠지 싫고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인형극을 보고 나니 그 동안 잘못 생각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현대자동차 아저씨들 덕분에 다문화가정 친구들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고칠 수 있었고, 앞으론 친하게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사는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향후 전북지역 내 유치원 원생, 초등학교 저학년생 등 성장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월 1~2차례씩 다문화가정 인식개선 인형극 공연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