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벌이는 희망 2008 이웃사랑캠페인 마감인일 지난 31일 낮 12시 20분께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로 한 남성이 헐레벌떡 찾아왔다. 군산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만 자신을 소개한 이 남성은 1500만원 상당의 수표를 내 놓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모금 마감기한을 넘기지 않기 위해 군산에서 전주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해 찾아 온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간 진행된 희망 2008 이웃사랑캠페인이 마감된 가운데 도내는 올해에도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모금 초기 대선과 태안 기름유출사태, 고유가의 여파 등 3중고에 시달리며 한 때 모금액이 전년 대비 60%에 머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지난 31일 낮 12시 현재 도내 모금액은 30억 4000만원으로 목표액 29억원을 훌쩍 넘겼다. 최종 집계액은 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목표액을 100도로 설정하고 온도를 높여가던 사랑의 온도계도 이날 낮 104도로 눈금을 넘겼다. 전국 평균 사랑의 온도가 94도인 것에 비하면 도민들의 사랑의 열기는 전국 평균보다 10도 가량 높은 것이다.

이처럼 도내 사랑의 온도가 후끈 달아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형편에도 가진 것을 나누려는 아름다운 개인들의 기부행렬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이웃사랑캠페인에서 도내 기부액 중 개인 기부비율은 56.3%였다. 전국 평균 개인 기부율 33%를 훨씬 웃돌았으며 개인기부가 전체 기부의 절반을 넘긴 것은 전국에서 유일했다. 전북의 높은 개인 기부율은 낙후한 경제여건 상 저조한 기업 기부율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지만 인구 300만에 대기업이 즐비한 A도의 모금액이 이날 현재 25억여원인 것에 비해 인구 186만의 전북이 보인 30억 상당의 모금액은 도민들의 높은 개인기부 열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골프대회 상금과 레슨비 일부를 기탁하는 전북출신 프로골퍼 이미나 선수부터 수년째 돼지저금통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기부금을 몰래 놓고 사라지는 익명 기부자까지 올해에도 도내 개인 기부자의 선행은 줄을 이었다.

전주시 평화동에서 전치과를 운영하는 전창길 원장은 진료일 때마다 1만원을 적립했다. 이렇게 모은 성금 200만원을 올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또 1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2000원의 ARS성금을 해 온 김금재 전북대 명예교수는 ARS성금 전국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전주시에 사는 소년소녀가장 학생 10여명이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했으며 전주서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생들은 1년 동안 폐지를 모아 판 수익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 소속 경찰관 93명과 전주지검 검사, 직원 40여명은 전국 검경 중 유일하게 월급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한사랑나눔캠페인에 동참했다.

코 끝 찡한 기부도 잇따랐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