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서울 48개 전 지역구와 경기 49개 중 39개 지역구에서 2~4배수의 유력후보군을 압축해 이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단수 후보가 확정된 지역은 현역 의원이 단독 신청한 지역 18곳을 포함해 21개 지역이며, 이들 지역의 경우 당초 현역 의원과의 대결구도가 부담스러워 공천 신청자가 적었으며 이에 단수 후보로 추려내기가 쉬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단독신청 지역의 박진(종로), 홍준표(동대문을), 이재오(은평갑), 이종구(강남갑), 공성진(강남을) 정두언(서대문을) 의원,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성북갑) 등 7명을 비롯해 권익현 전 민정당 대표의 딸인 권혜경씨와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던 진수희(성동갑), 이군현(동작을), 맹형규(송파갑), 진영(용산) 의원 등 11명이 단수후보로 확정됐다. 대부분 친이명박 인사들로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인 점이 두드러진다.

경기도에서는 단독신청 지역의 남경필(수원 팔달), 신상진(성남 중원), 임태희(성남 분당을), 임해규(부천 원미갑), 차명진(부천 소사), 전재희(광명을), 안상수(의왕 과천), 이사철 전 의원(부천 원미을), 박종운 당협위원장(부천 오정) 등 9명과 원유철(평택갑) 전 의원이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특보를 지낸 조성진씨를 제치고 단수후보로 확정됐다. 그러나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단수후보라고 공천이 확정된게 아니다"며

"다른 지역구에서 남는 우수한 사람을 단수후보 지역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말해 단수후보로 되어도 안심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2배수로 압축된 지역의 경우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또는 현역 의원과 대선 과정에서 이 당선인을 도운 인사들과의 대결구도가 눈에 띄는 한편 이 당선인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대결구도도 곳곳에서 펼쳐져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권영세 의원(영등포을)은 당 선대위 언론특보를 지낸 조명구씨와, 또 박계동 의원(송파을)은 이 당선인의 정책특보를 지낸 박치성씨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수원 영통의 경우 '친이' 박찬숙 의원과 '친박' 임종훈 당협위원장 모두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돼 다시금 양자 대결을 벌여야 한다. 특히 친이 대 친박의 대표적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서대문갑의 경우 각각 대통령직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을 지낸 이동호씨와 이성헌 당협위원장 모두 2배수에 들어 다시금 2차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예고된다.

3배수로 압축된 지역을 살펴보면 다양한 대결구도로 눈길을 끄는 지역이 많다. 이 가운데 접전지 도봉갑의 경우,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 국민검증위원을 지낸 정옥임씨와 당협위원장 양경자씨, 뉴라이트 자유주의연대 대표 신지호씨로 압축된 가운데 정씨는 당시 이 당선인 측이라는 논란이 인 바 있으며 신씨는 당 지도부와 친분이 깊다. 이들은 최종관문을 거친 후 현 지역구 의원인 대통합민신당 김근태 의원과의 한판 대결이 남아 있어 최종후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서초을은 5선의 김덕룡 의원과 대선 기간 이 당선인을 적극 도운 고승덕 변호사 외에 상원종 한국입법연구원장 등으로 압축됐다. 김 의원과 고 변호사 모두 이 당선인 측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으며, 한나라당이 중진들의 대거 물갈이를 예고한 가운데 김 의원이 6선에 성공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대선 경선 직후부터 최대 관심지였던 이혜훈 의원의 지역구 서초갑의 경우, 이 당선인 측 이성구 비례대표 의원이 막판 도전장을 던져 친박 대 친이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박영아씨가 여성 몫과 이공계 몫이라는 틈을 파고들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공천 관문을 뚫기가 본선보다 어렵다는 송파병의 경우 당 대변인 나경원 의원과 이계경 의원, 이원창 당협위원장간 ‘3파 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오랜기간 지역을 다져온 이 위원장은 ‘여론지지도에서 자신이 앞서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차기 ‘용꿈’을 꾸는 정치거물들의 대리전이 진행된 서울 동작갑은 박 전 대표 측 서장은 당협위원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의 처조카 사위인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회장,

이 당선인 측 유정현 전 아나운서, 그리고 강재섭 대표 측 권기균 당 부대변인 등 네 명 모두 여론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이 윤리위 징계를 받은 인사들의 명단을 안강민 공심위원장에게 제출하고 이들에 대해 가급적 공천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공심위 측 입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단에는

‘성추행 동영상’ 파문을 일으킨 ‘친이’ 박계동 의원과 골프파문을 일으킨 ‘친박’ 김학송, 송영선 의원 등이 포함돼 있으며,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돼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은 자도 명단에 들어가 김무성 의원이 당장 이 조항에 포함되면서 공심위가 실제 이 명단을 공천심사에 반영하는지 여부에 따라 또 다시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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