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이 20일 타결됐다. 이에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고 여성가족부를 여성부로 명칭을 바꾼뒤 기능을 조정, 존치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양당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위한 '6인 협상'을 열고 이같은 개편안에 합의했다. 통일부 역시 여성부와 마찬가지로 그대로 남겨지게 됐다.

정부조직개편안 결렬로 인해 새정부 내각이 파행위기에 놓였던 이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해수부 폐지 기자회견으로 파행정국이 일단락 지어진 셈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인 25일 이후에도 일정기간 내각 출범 지연이 불가피해 완전한 타결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국회 일정상 25일까지 인사청문회를 개최, 마무리 지을수 없는 데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과 현정부가 국무회의를 소집해 심의 공포해야하는 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새정부 출범 닷새를 남겨놓고, 순조로운 출발이 염려되는 불행한 사태를 맞고 있다"고 말문을 연뒤 "사태가 이렇게 된데는 이명박 새정부가 국가운영에 대한 진지한 인식이 부족하고, 성과주의와 밀어붙이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한데 기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는 이명박 정권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의 불행, 국민의 불행이다. 나는 정부조직법 개편을 흥정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국가 이익, 국가의 미래발전 전략, 국민의 행복, 약자에 대한 배려가 기준이 되고 기본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통일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에 대해 한반도의 미래와 선진사회, 국가의 미래전략에 대한 비전에 입각해서 이를 존치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까지 요구한 해수부 존치는 신해양경영시대를 준비하고 해양강국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바다는 우리의 미래이고 바다는 통합관리 되어야 한다는 저의 소신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의 독선이 파국을 불러왔지만 국민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잘못만을 따지고 있을 수 없다"고 밝혀 해수부의 폐지 의사를 시사했다.

이에 통합민주당은 해수부 폐지쪽으로 굳혔다. 결국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국회 본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안을 통과시킨 뒤 다음 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각 상임위별로 인사청문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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