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실시되는 4.9총선을 놓고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공천과정에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들이 탈락되는 등 대폭 교체되는 '물갈이, 판갈이' 공천이 나타나면서 각 계파의 조직적 반발이 커지며 정치권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6일 이규택 의원을 포함한 경기도 현역의원 5명을 탈락시키고 정치 신인들을 대거 공천한데 이어 내주초로 예상되는 영남권 공천심사에서도 현역의원들에 대해 공천을 배제할 가능성이 커, 현역 공천탈락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대폭적인 현역 교체 가능성이 높아 한나라당 내부가 들썩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대표는 자신의 측근들이 공천에서 배제 당하는 것을 본 후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 6일 경기지역 공천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이규택(이천·여주), 한선교(용인 수지) 의원이 탈락했다는 보고를 전해듣고 곧장 칩거상태로 돌입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정현 전 경선캠프 대변인을 통해 "표적공천이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면에 잘 나서질 않는 박 전대표의 행동으로 보아선 자택 칩거가 상당한 불만표시라고 읽혀진다. 이에 박 전 대표는 7일과 8일 서울 서대문을 공천이 확정된 이성헌 전 의원 당원교육 참석을 비롯해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더욱이 이번주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지역 공천을 두고 있다. 박 전대표의 핵심측근 의원은 "친박측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영남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지역 공천에서 배제된 박 전대표가 영남지역에서 마저 자신 측근들의 탈락이 현실화 된다면 한나라당 상황이 최대의 위기로 치닫는 것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통합민주당도 공천으로 흔들거리기는 마찬가지다. 통합민주당의 세력 원천인 호남 지역의 '개혁 공천'을 밝히면서 민주당에 한바탕 공천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결국 호남물갈이가 이번 통합민주당 공천의 이슈가 됐다. 이에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개혁공천이 여론의 호응을 받으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이미 ‘호남물갈이’로 꼽히고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이 공천 심사 대상에서 탈락했다. 통합민주당의 공심위가 이처럼 호남 지역 물갈이를 강조하는 것은 호남이 갖는 상징성과 현실적 무게 가 크기 때문이며, 야당으로서의 기득권을 버리고 다시 태어나는 야당으로 힘을 모으려면 호남을 장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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