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9총선에서 현역의원 12명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가운데 지역구 물갈이 비율은 20%대 후반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 17대 총선 당시 지역구 현역의원 교체 비율 36.4%, 16대 총선 교체 비율 31%에 뒤쳐진 상태로 나타났다. 이에 영남권에서 교체가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영남권 현역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10일, 총선후보로 내정 또는 확정된 166명 가운데 공천을 받지 못한 현역 의원들은 모두 12명이다. 비례대표인 송영선, 배일도, 김영숙, 문희 의원 등 4명과 지역구 현역 의원 8명이다. 결국 영남권을 제외한 지역의 공천이 거의 마무리 된 단계에서 현역 의원은 42명, 원외 인사는 124명이 총선후보로 내정 또는 확정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의 최대이슈인 영남권 발표가 11~12일로 임박하자 당 안팎에선 영남권 물갈이 폭과 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욱이 영남권에는 3선 이상의 다선 의원들과 박근혜측근 의원들이 대거 지역구 의원으로 있어 대폭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며 이에 박근혜측 의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탈당, 무소속 출마 등 공천 갈등이 심화 될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공심위의 공천 과정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출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 역할이 공심위에서 공천 내정자를 결정해오면 이를 확인해주는 게 아니라 의결을 하는 곳인데 지금까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발언들이 서슴없이 나왔다.

특히 공심위가 공천 내정 상태인 데도 언론에 미리 발표한 뒤 최고위원회의에 넘기는 바람에 최고위가 충분한 검증을 하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크게 번져질 문제는 영남권 물갈이로 박근혜측근의원들의 대폭적인 공천 탈락이 온다면 당 내분과 함께 오는 분열이다.

이규택 한선교 의원 등 측근들은 이미 낙천한 것에 반발,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 중인 박근혜 전 대표는 영남권 심사를 지켜보고 추후 행보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당 일각의 '살생부' 주장에 대해서도 "있다. 그대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박근혜측근 의원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이날 밝혔다. 경기 안양동안갑에 신청했다 탈락한 박근혜측의 송영선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 "(공천에서) 박 전 대표가 힘을 완전히 잃은 것이 아니고 스스로 힘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이뤄지는 것은 완전히 사당화된 공천"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11일 영남권과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벨트'에 대해 밤샘을 해서라도 심사를 마무리지고 영남권 공천 내정자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의 발표가 한나라당 공천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은 물론 당 자체가 흔들릴 전망이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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