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만남을 갖는다. 당선인 시절인 지난 1월 23일 이후 108일 만이다.

배석자도 없고 사전에 양측이 조율한 의제도 없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만남이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이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각종 현안에 대해 얼마나 이견을 좁힐 수 있느냐가 정국 수습을 위한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서 다뤄질 의제는 △친박계 인사 복당 문제 △한나라당 7월 전당대회와 관련한 지도부 개편 문제 △광우병 파문으로 촉발된 정국 수습 방안 등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고 당 안팎에서는 전망한다.

◆ 朴 "복당 문제 얘기할 것"
= 박 전 대표는 9일 국회 본회의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9일 출국하기 전에 한 번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전갈이 왔다"며 "하지만 어떤 말을 나눌지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친박계 인사 복당 문제'에 대해 말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도 있지 않겠나"라고 답해 복당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줄곧 "당에서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한발 뺐지만 내심 상당히 부정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와 '국정 동반자' 관계를 재구축하기 위해서는 모종의 해결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전 대표는 '선별 복당'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이미 제 의견을 분명히 말씀드렸고 변화가 없다"며 예외 없는 복당 원칙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주류 측 의원들은 "친박연대까지 포함한 외부 친박 인사 전원을 복당시키면 당 정체성에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공천헌금 문제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 등은 제외해야 할 것"이라며 선별 복당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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