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는 북한 식량난과 관련, 통합민주당은 16일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인도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에 나서라"고 정부를 상대로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상태로 갈 경우 5~6월에 20~30만이 굶어죽을 우려가 있다'고 대북인권단체들이 얘기한다"고 강조한 뒤 "'북한의 요청이 있으면 하겠다'는 옹색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북한에 대한 정부의 자세를 성토했다. 미국이 수일 내 50만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입장표명을 했는데,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마저도 핵 문제와 연계시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손 대표는 "북한은 남이고 적이라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렇게 가면 대북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관계에서 아무 역할도 못하고 왕따를 당하는 처지 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정부의 태도변화를 거듭 주문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북한은 식량난에, 남한은 대북정책난에 빠졌다"며 북한을 대하는 정부의 자세를 문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직접 지원을 시사하면서 우물쭈물하고 있다"며 "자칫 실기할 위험이 있다"고 정부의 경고음의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서 김 최고위원은 "남북정상화에 필요한 것이라면 다 끌어안고 포용하며 가야한다"며 정부에 △즉각적인 식량지원 천명, △6·16 공동선언과 10·4 공동선언 승계 천명,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조건 반대한다는 이념적 집착 포기를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수입 문제를 소재로 정부에 맹공을 퍼부었다. 손 대표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내 자신이 모든 걸 먼저 바꿔나가겠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실천으로 반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뒤이어 그는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으면 우리가 나서서 할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일 경우에 관련 법규를 개정해 위생검역기준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효석 원내대표는 "정부에 재협상 의지가 없는 한 국내법이라고 고쳐 광우병 쇠고기를 막겠다"며 특별법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의 가축전염병 예방법을 개정해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쇠고기만을 수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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