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이 된 통합민주당의 첫 당대표는 누가 될 것인가. 제1야당 당권을 향한 19일간의 대장정이 한창이다. 지난 17일 후보등록 마감결과 '정대철-추미애-정세균' 3파전 양상으로 시작된 당권경쟁은 막판 레이스에 변화의 기폭제가 될 단일화 변수가 남아있어, 최후에는 '정세균 vs 정대철+추미애' 구도로 급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경선 초반 판세는 정세균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게 당 내외 인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추미애 후보가 15.1%를 기록해 각각 8.1%와 5.3%를 얻은 정세균, 정대철 후보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터넷 언론 '오마이뉴스'가 15일 민주당 당연직 대의원인 기초·광역의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정세균 후보가 43.5%를 기록, 24.1%를 얻은 추미애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일반 국민이나 당원이 아닌 대의원(1만2000명)에게만 투표권이 있는 현 선거제도에 따르면 정 후보의 대세론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후보 단일화'경선 흥행 마지막 카드
대세론이 수그러들지 않을수록 단일화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당 원내 관계자는 "대세론이 만연한 현재의 구도로는 경선 흥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단일화의 효력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어야 적절한 긴장감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정대철, 추미애 후보는 대세론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한 뒤 "도로 열린우리당은 안 된다"며 단일화에 뜻을 같이했다.

추 의원은 18일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의 시기나 방법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며 단일화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결국 대세론이 두 후보의 단일화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된 셈이다.

정세균 후보 측은 직접 입으로 '대세론'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대의원 명부가 모두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세론은 자칫 캠프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중대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섞여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대세론이 기분 나쁜 소리는 아니지만 걱정이 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면서 "대의원 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으며 현재의 분위기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대세론이 무너지지 않을수록 정세균 후보에 대한 추미애, 정대철 후보의 공세 수위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단일화 이전의 연합형태의 공략도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정세균 후보는 첫 토론회부터 정대철, 추미애 후보의 연합 공략에 진땀을 뺐다.

추미애 후보는 첫 제주토론회에서 "과거 열린우리당이 번번이 선거에서 패배했다. 정부, 여당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번번이 선거 때마다 지셨으면 (책임져야 한다)"이라고 주장하고, "청산에 대해서는 인물의 청산도 있지 않냐"라고 정세균 후보의 당권 도전을 정면에서 비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추미애 후보의 발언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민심을 등에 업고 대의원들에게 직접 호소해 당심을 변화시키겠다는 기조가 깔려있다. 정세균 후보의 사퇴론을 전면에 들고 나오지 않았으나 해석의 여지를 둘 수 있는 발언들도 쏟아지고 있다.

추미애 후보는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기자간담회와 제주도당대회에서 참여정부와 옛 열린우리당 지도부 출신들의 책임을 거론하며 "어느 누구를 배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 대한 책임은 묻되, 과거에 당을 실패로 이끈 분들이 잠깐 뒤로 물러서준다면 당을 국민의 정당으로 일으켜 세우겠다"고 정세균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에 책임있는 분들은 이번 전대에서) 잠시 쉬라는 것"이라며 "당내 민주주의 원칙을 실천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지키는 정책을 실천하며 진정한 통합을 이루겠다"고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정대철 후보도 "열린우리당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적 요소는 지워버려야 하고 지워버리는 전대를 이번으로 삼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쪽 캠프 관계자들은 "현재 구도로 보면 단일화는 필수가 될 것 같다"며 "두 후보의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는 전남과 서울에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흥섭 기자  shs051@korea.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