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페인한국문화원은 지난 11일 정오, 마드리드 최고 예술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콘서트 홀에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를 주도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연주회는 스페인 내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알리고, 우수한 한국 음악가들의 유럽 무대 진출을 돕기 위해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Ciclo de Musica Clasica Corea)’의 일환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로 2회째 개최되었다.

올해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의 첫 문을 열게 된 손민수는 부소니·클리블랜드·루빈스타인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 입상하고, 2006년 캐나다 호넨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호넨스 프라이즈와 함께 1위로 입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다. 독창적인 해석과 폭넓은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호평을 받아온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교수로 초빙되어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 손민수는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앞두고,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Pathetique), 26번 고별(Les Audieux), 21번 발트슈타인(Waldstein) 등을 연주하며 베토벤 소나타에 담긴 인생의 갈등과 고난, 환희화 좌절 등을 면밀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통해 스페인 관객들에게 전해 뜨거운 기립 박수를 받았다.

당일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원 공연 기획 담당 하비에르 블라스(Javier Blas)는 공연 직전 환영사를 통해, “작년부터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뛰어난 예술적 기량을 지닌 한국의 클래식 연주가들을 소개해오고 있다. 평일 정오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클래식 연주가들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일찍이 만석이 되고, 일부 관객들의 경우 자리가 없어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하는 해프닝도 벌어지는데, 그만큼 스페인 관객들이 한국 클래식에 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전한 뒤, “손민수 피아니스트는 스페인 산탄데르 국제 콩쿠르를 포함해, 유수의 국제 콩쿠르 및 무대에서 활동해 온 베테랑 피아니스트다. 오늘 그의 손끝에서 표현될 베토벤의 명곡들이 매우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마드리드 여행 중 우연히 이번 공연 소식을 접했다는 캐나다 국적의 한 관객은 “캐나다에서 손민수의 독주회를 관람한 적이 있었다. 그가 마드리드에서 콘서트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여행 일정을 급히 변경해 오늘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역시나 그만한 보람이 있었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연주였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벨기에 마틸드 왕비(Mathilde d'Udekem d'Acoz)가 국빈 방문 기간 중 세계 3대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해마다 상위 입상하는 한국 음악가들의 성과에 주목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방문해 손민수 교수의 피아노 수업에 참관한 가운데, 스페인에서도 인기가 높은 마틸드 왕비의 동 피아노 수업 참관 소식이 전해지며 현지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과 현지 언론들의 큰 주목을 끌었다.

스페인 현지 클래식 음악 전문지 ‘플라테아 마가진(Platea magazine)’은 4월 3일자 보도를 통해 “보스턴 심포니, 이스라엘 필하모닉과 더불어 갈리시아 왕립 교향악단(Real Filharmonia de Galicia)과도 협연한 바 있는 한국 출신 국제적인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베토벤의 곡을 연주”한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현지 클래식 음악 전문지 ‘도세 노타스(Doce Notas)’는 3월 27일자 보도에서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 비평을 인용하며 “손민수는 아름답고 명료하며 빛나는 해석을 선사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0일(현지시각) ’스페인 국영 라디오(Radio Nacional de España: RNE)’ 문화예술 전문 프로그램 ‘비평의 눈(El ojo crítico)’, 클래식 전문지 ‘문도 클라시코(Mundo Clasico)’와의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종률 문화원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코리안 클래식 음악제’가 현지 클래식 음악계와 평단의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 페르난도 왕립미술관과 협력하여 제2회 음악제를 개최하게 되었다”라며 “올해 음악제에서는 세계무대를 종횡 무진하는 베테랑 피아니스트 손민수공연에 이어 ‘2018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2위를 수상한 신진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의 공연(11월 6일)을 선보일 예정인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파노라마를 스페인 관객들에게 작년에 이어 지속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라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webmaster@jyb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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