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국내 해운선사들이 청해부대 진출로 큰 시름을 덜고 있다.

우리나라 선박(국내 선사 소유 선박 및 국내 선원송출선 포함)이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은 건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7차례.

지난해 9월과 11월에는 국적선과 선원송출선 등 2척의 선박이 피랍돼 선원들이 각각 37일과 90일 만에 석방되기도 했다.

올들어서는 3월 초에 유조선이 아덴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AK소총 총격을 받은데 이어 3월말에는 벌크선이 소말리아 동쪽 인도양 450마일 지점에서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로켓포와 AK소총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청해부대 진출로 우리나라 선박을 대상으로 한 해적사건은 뚝 끊겼다. 지난 4월 문무대왕함(09.4.16~8.22)이 호송을 한데 이어 현재는 대조영함(09.8.22~12.24)이 아덴만 통과 선박을 호송하고 있다.

대조영함은 아덴만 중간해역에 설정된 640마일에 이르는 국제추천 항로(IRTC)를 매주 왕복 운항하면서 국내 선박을 호송하며, 1개월에 1주일은 연합함대의 해상안보작전에도 참가하고 있다.

청해부대의 4500톤급 한국형 구축함(DDH-II)인 대조영함은 승조원이 300명에 이르며, 대잠헬기 1척과 고속정 3척, 저격수가 탑승해 있다.

이들 함정이 지난 4월부터 그 동안 호송한 국내 선박은 모두 107척에 이르며, 외국선박 호송에도 참여하고 있다.

문무대왕함은 지난 5월, 원양 트롤어선인 오로라 9호로부터 해적선 1척이 접근하고 있다는 긴급구조요청을 받고, 연합함대 소속 터키 함정에 지원요청을 해 선박을 위기에서 구출하기도 했다.

충무공 이순신함은 이달 22일 대조영함을 대신해 호송업무에 참가한 뒤 내년 5월까지 선박 호송 업무를 맡게 된다.

국내 선박은 지난해 아덴만을 500여 차례 통과했으나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로 올들어서는 400회 수준으로 줄었다.

그렇다고 아덴만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호송을 받는 것은 아니다. 속도가 23노트로, 운항시 물살이 거세 해적의 접근이 쉽지 않은 자동차 운반선(카캐리어)나 컨테이너선의 경우는 호송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요 호송대상은 속도가 느린 벌크선(13노트)이나 일반화물선(12~13노트), 유조선(14노트) 등 해적들의 표적이 되기 쉬운 선박들이다.

해운선사들은 아덴만 통과시 원칙적으로 청해부대 함정의 호송을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화물수송 일정이 빠듯할 경우, 호송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럴 경우 연합함대 소속 일본이나 중국, 인도 함정의 호송을 받으며 운항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9개국은 소말리아 해적퇴치를 위해 함정 28척을 파견해 연합함대를 구성한 뒤 선박 보호작전을 수행 중이다.

해운선사들은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해적 출몰 해역 통과시 최대 속도로 운항을 하거나 가급적 야간운항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벌크선의 경우 보안요원이나 야간당직자를 배치하고 철조망까지 설치한 채 운항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덴만을 포함한 소말리아 인근에서의 해적사건은 모두 111건에서 올들어서는 3분기까지 136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중 아덴만에서의 해적사건은 지난해 92건에서 올해 100건으로 소폭 늘어난데 비해 소말리아 동안(東岸)에서의 해적사건은 19건에서 68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아덴만과는 달리 바다가 워낙 넓어 군함으로도 해적들을 퇴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동쪽 해안에서는 해안에서 1천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해적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해적들이 올해 하반기 들어 군함이 배치되지 않고 있는 소말리아 동쪽 해역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저작권자 © 자유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