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 부족이 최대 약점이었던 정 대표는 박 전 대표와의 대립각을 통해 당내 친李계의 지지를 얻는 등 당내 입지를 다지고 있는 양상이라 세종시 공방의 승패가 차기 대권주자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21일 열린 당사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국정현안을 결정하는데 있어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당의 대표나 어느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문제와 같은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토론을 통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세종시 문제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에 착수해야겠다"며 "우선 각 시도당별로 의견을 수렴해본 뒤 이후에 모든 의원,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토론했으면 생각해 본다"고 세종시 당론변경 공론화 작업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결론을 이미 내놓고 토론한다는 것은 수정안 당론을 결정하는 투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세종시 당론 변경 논의에 급제동을 건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미생' 발언에 이어 또 다시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지난 14일에는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를 인용하면서 박 전 대표를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몰아붙인 적도 있다.
한편 지금까지 세종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말을 아꼈던 친朴계 허태열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세종시 당론변경 발언이 연일 이어지자 못 참겠다는 듯 즉각 반발했다.
허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당 지도부에서도 얼마 전까지 '당론은 원안추진이다' 이렇게 공헌을 수차례 한 바 있고 5년이나 묵은 당론"이라며 "그런데 무슨 당론을 다시 확정하자는 것인가. 당론 수정이라는 대표의 의중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정지역 관련 문제를 표결처리 하자는 것인가. 옳지 않다고 본다. 당을 어려움에 빠뜨릴 뿐"이라고 당론 변경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낸 것도 아닌데 왜 대표는 새로운 당론을 결정할 것 같이 몰이를 하면서 매일 회의만 열리면 발언하는데 이것은 당을 어려움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대표는 "저는 기존 당론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현재로서 당론은 원안이고 정부의 발전방안이 나온 상황에서 논의는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언론을 통한 세종시 갑론을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세종시 논의를 위한 새로운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와 관련, "세종시 문제와 관련, 원안을 지키는 게 한나라당의 존립 이유라는 주장도 있지만 세종시 문제가 한나라당의 존립보다 더 큰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며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고 우리 집안 식구끼리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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