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여야, 여여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지만 여권 주류의 출구전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 수정 당론변경 문제, 개정법안의 국회처리 시점 등을 놓고 백가쟁명식 논란만 무성할 뿐 꼬인 세종시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권의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 당론변경 사실상 어려워
여권이 당면한 문제는 세종시 수정의 당론변경 여부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토론을 통해서 당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뛰어 넘는다는 것은 집권여당의 직무유기"라며 4월 임시국회 이전에 당론변경에 착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아예 2월에 당론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친박근혜계 인사들은 "5년 전부터 원안추진으로 확정된 당론이 있는데 무얼 바꾸겠다는 거냐.당을 분열시키겠다는 것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친이 주류가 당론변경을 추진할 경우 한나라당은 파열음을 낼게 분명하다.

60여명에 이르는 친박계의 반발로,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 당론변경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중도성향의 의원들도 수정안을 강제당론으로 바꾸는데 반발하고 있다.

◈ 국회 처리 어려워,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갈 수도
세종시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는 당론변경보다도 더 어렵다.

여권 주류에서 국회처리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는 이면에는 법안의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적 우려가 깔려 있다.

특히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주장에는 부결 처리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 내포돼 있다.

반면에 일부에선 어차피 국회 처리가 어려운 만큼 6월 지방선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경우 세종시 문제는 사실상 원안대로 추진되거나 유야무야되면서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 경우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표결에서 세종시 수정이 무산됐을 때 만큼이나 국정장악력 훼손 등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 '도 아니면 모'식 국정운영 방식이 문제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과 관련해 '추진하다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친이계 의원들이 전하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세종시 구상에 대해 "복안은 없는 것 같다.솔직히 '도 아니면 모' 아니냐"고 말했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려 하지만 안될 경우 원안대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이 좌절될 경우 정치적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우여곡절끝에 수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국가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이와관련해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대통령이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오기로 풀고 있다"며 "목표를 설정하고 밀어붙이는 식의 국정운영의 기조가 현재의 문제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싸움만 붙여놓고 뒤로 빠지는 한심한 모습"이라며 정운찬 총리의 사퇴와 이 대통령의 원안 추진 선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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