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우리측에서 너무 서두른다는 인상은 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에) 조건이 필요 없다고 해서 국민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이 전 의장은 “한 마디 더 충고하고 싶은 것은 남북문제 해결에서 너무 우리의 독자적 목소리를 내겠다든가, 우리가 주도권을 쥐겠다든가 이런 급한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어디까지나 미국, 일본과의 공조관계 위에서 중국, 러시아와도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고도의 외교적 능력을 가지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전은커녕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 이 전 의장은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가지고 어떻게 하든지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오래 전에 (이런) 충고를 했는데 전혀 만날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김정일은 만나려고 그렇게 애를 쓰면서 같은 한국에, 같은 당에, 같은 동지인데 왜 ( 박 전 대표는) 그렇게 만나는데 힘이 드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

정부에 대한 신뢰를 주장하면서 세종시 원안 이행을 고수하고 있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이 전 의장은 “지금 더욱이나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 눈물 흘리면서 약속해놓고 그걸 헌신짝처럼 팽개쳐 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나. 그러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세상인데 약속을 지키고 신의를 지키는 게 얼마나 훌륭한 일인가. 박근혜 전 대표 나무랄 게 하나도 없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다만 내가 생각할 때 이게 미생지신(尾生之信)에서 미생이 혼자 물에 빠져 죽는 건 좋은데 나라 전체가 물에 빠지거나 국민이 희생된다면 이건 생각을 다시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박정희 대통령도 5·16 혁명 후에 군에 복귀한다고 국민에 약속했다가 정치가 계속 혼란스럽고 사회가 무질서하고, 국민의 생활이 비참해 다시 민정참여를 했다”고 박 전 대표의 재고(再考)를 요청했다.

이 전 의장은 “우리나라 수도가 두 개로 나눠지면 국무회의를 어디서 하며, 또 하나는 9개 부가 내려가면 거기에 9개 부의 출장소가 서울에 다 생길 거고, 국회가 거의 연중무휴인데 전부다 서울에 와 있을 거 아닌가”라며 “이제는 감정, 고집보다는 나라 전체,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그런 방향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 분당설이 나도는데 대해 그는 “만일 분당한다면 한나라당은 끝장”이라며 “분당하면 끝이다. 정권 내놔야 한다. 그런 무책임한 얘기는 아예 안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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