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간 `정치적 동지' 관계가 세종시 문제를 계기로 사실상 종착역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김 의원은 18일 오전 세종시 해법으로 `7개 독립기관 이전'을 제안하면서, 박 전 대표를 향해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고 심각한 검토와 고민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불과 3시간 뒤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을 통해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다. 모든 절차를 밟아 국회에서 통과되어 시행 중인 법을 지키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관성으로 반대한다고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도 높은 톤으로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도 했다. 이로써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정치적 동지 관계는 사실상 6년 만에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의 사이는 미묘한 부침을 반복해왔다.
김 의원은 지난 2005년 박 전 대표 재임 시절 사무총장을 맡으며 박 전 대표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그 당시 맺은 신뢰가 두 사람 관계의 기본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6년 박 전 대표가 당직에서 물러난 이후 경선 캠프 구성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김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캠프를 구성해야 한다고 서둘렀지만 박 전 대표는 부정적이었다.
이때 박 전 대표와 김 의원 사이는 상당히 벌어졌다. `싸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경선전이 본격화하며 김 의원은 조직 총괄본부장을 맡아 선거전을 진두지휘했고 경선 패배 이후엔 `보복 공천'의 희생양이 됐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18대 총선 내내 말 그대로 `친박(친박근혜)' 바람을 이끌었다.
실제 그는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 전 대표의 말대로 살아 돌아왔고 명실상부한 `친박 좌장'이 됐다. 김 의원에게 `좌장'이라는 직함을 붙여준 것도 바로 박 전 대표였다.
한동안 긴밀한듯했던 둘 사이는 지난해 들어 다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는 `로 키'(low key) 행보를 이어갈 방침을 분명히 했지만 김 의원은 작년 초 "이제부터는 할 말은 하겠다"며 계파색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개인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고, 김 의원은 입을 닫았다.
두 사람의 마찰이 절정에 달한 것은 작년 5월 초 `김무성 원내대표설'이 나올 때였다.
당 주류가 화합 차원에서 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설득했고 김 의원도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박 전 대표가 반대하면서 김 의원은 뜻을 접어야 했고 이후 두문불출했다.
여기에다 10월 말 김 의원이 한 케이블TV에 출연해 `원안 고수' 입장인 박 전 대표와 달리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간극은 더욱 벌어졌고, 결국 이번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두 사람의 갈등설이 불거질 때마다 친박계 인사들은 판이한 정치 스타일상 두 사람이 소원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필요에 의해 때가 되면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직접 김 의원을 친박계 좌장에서 사실상 `직위 해제' 시킴으로써 상당 기간 이 같은 전망은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을 만든다는 동일 목표가 있는 만큼 대선에서 또다시 힘을 합칠 계기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김 의원이 친박으로 분류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한 부산지역 친박 의원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선의 한 친박 의원은 "오늘로써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사실상 결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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