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 아동성폭력범자 중 성도착증 환자에게 화학적 호르몬을 투입, 성적욕구를 감소시키도록 하는 일명 '화학적 거세법'이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으로 한나라당 아동성범죄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성영 의원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길태 사건 등으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비등해 법사위원들도 모두 화학적 거세법을 3월이나 4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법을 발의했고 대책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민식 의원도 이날 "4월국회 처리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선호 민주당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동성폭력 대책으로 법사위 차원에서 화학적 거세법 처리를 적극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우윤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주 법사위에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성범죄자에게 '물리적 거세법'을 도입하자고 했는데 이 때문에 차라리 화학적 거세법을 처리해주자는 의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역시 최근 국회에서 화학적 거세법의 찬반을 묻는 물음에 "찬성"이라고 답한 바 있다.

화학적 거세법을 담은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은 그동안 약물처리 부작용 우려와 명칭의 부정적인 어감 등으로 처리가 지연됐으나 공청회를 통해 법사위 의원들의 법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고 김길태 사건 등으로 사회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이 법은 검사가 성폭력범의 동의를 얻어 치료감호소에서 집행하고, 심리치료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