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일 새벽 경기도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만난 상인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풀어 선물로 준 것을 두고 누리꾼들이 ‘천안함 때는 부시를 따라하더니 이번에는 푸틴을 따라한 것이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은 2일 새벽 시장을 방문해 약 20분간 시장을 둘러본 뒤 시장 안의 한 식당에서 해장국을 먹었고, 이 자리에서 만난 강계화씨(70·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강씨가 “43년 장사했는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 가실 때 선물이나 하나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잠바’라도 벗어주고 가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식당을 나오다가 다시 강씨에게 돌아갔고 자신의 시계를 풀어 강씨의 손목에 채워줬다. 이 대통령은 “이게 청와대 시계다. 이거 차고 미소금융 찾아가 보세요. 나도 회의 끝나고 시간되면 가 볼테니”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두고 누리꾼들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보여준 장면과 똑같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 언론은 지난해 9월16일 푸틴이 모스트카 남부 툴라주의 한 무기 공장을 현장 방문했다가 자신이 찬 손목시계를 공장 직원에게 풀어줬다고 소개했다.

당시 푸틴 총리가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마치고 막 공장을 나서려던 순간 빅토르라는 직원이 푸틴 총리에게 “선물 하나만 주고 가세요”라고 붙잡아 세웠고, 푸틴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이 때 빅토르가 “시계라도 달라”고 했고, 푸틴 총리는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시계를 풀어 선물로 줬다. 당시 푸틴 총리가 차고 있던 시계는 약 6000달러(700여만원)짜리 고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총리는 이에 앞서 투바 공화국에서 휴가 중 만난 한 양치기에게 사냥용 칼을, 그 아들에게 시계를 풀어 선물한 적도 있다.

누리꾼들은 “(천안함 때) 전쟁기념관 걸어나오기 입장, 편히 쉴 것을 명한다는 멘트 등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전 항공모함 쇼를 연상케 하더니 이번에는 푸틴 따라하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한 누리꾼은 “푸틴은 700만원짜리 시계 풀어줬는데, 이번 시계는 개인용이 아닌 ‘청와대 시계’였다. 미리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천안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고, 그때 보여준 모습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항공모함에서 이라크전 종전선언을 하던 때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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