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상가 상인들,다문화거리 조성 반대 집회 열어

서울시는 '다문화거리조성사업'을 추진중인 낙원동 일대
사진은 낙원동 순대국 골목

서울시가 낙원동 상가 일대에서 추진 중인 '다문화거리조성사업'이 상가 상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낙원동 일대의 인도와 도로를 개보수하고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포장마차들을 인도 위 노점판매대에 입주시켜 낙원동 일대를 다양한 먹거리 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낙원동 일대 상인들은 "내 점포 바로 앞에 포장마차가 들어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반대에 나서 낙원상가에는 업주들과 포장마차 상인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9일에는 낙원상가 앞에서 '다문화거리조성사업 전면백지화 요구'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낙원상가 일대 400여개 업소의 상인들로 구성된 낙원동대책위원회는 "서울시의 다문화거리 조성사업이 낙원동 일대의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60억원을 들여 낙원동 일대를 다문화거리로, 관철동 일대를 젊음의 거리로, 관수동 일대를 빛의 거리로 조성하고 있다. 현재 낙원상가 일대는 다문화거리 조성을 위해 인도로 도로를 보수하고 있다. 서울시는 개보수 공사가 끝나고 나면, 인도 위에 가로 1미터 80cm, 세로 2미터 , 높이 2미터 가량의 노점판매대를 설치해 낙원상가 일대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포장마차 116개소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또한 포장마차 상인들에게 먹거리 교육 및 외국인 대상 친절교육을 통해 다양한 먹거리 문화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낙원상가 일대 상인들은 "인도 위에 노점판매대 116개가 설치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보행권이 박탈될 뿐 아니라 노점판매대 앞 가게의 상인들은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 때문에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상석 낙원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도로와 인도를 개보수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포장마차들을 인도 위 노점판매대에 입주시키는 것에는 반대"라며 "낙원상가 일대는 포장마차가 없는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포장마차들은 동대문 풍물상가처럼 깨끗한 건물을 지어 그곳에 몰아넣고 장사를 하도록 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낙원상가 일대 상인들은 대부분 음식업을 하기 때 때문에 인도 위에 노점판매대가 들어서면 영업에 큰 타격을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낙원상가 일대에 흩어져 있는 포장마차 상인들은 서울시의 다문화거리조성사업을 반기는 분위기다.

낙원동 악기상가 앞에서 떡볶이를 파는 김명희(60)씨는 "포장마차 상인들을 내쫓지 않고 인도 위에 가판대 에서 계속 장사할 수 있게 해줘서 다행"이라며 "업주들이 다함께 노력해서 살 궁리는 안하고 포장마차를 쫓아내고 자기들만 살 생각부터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다른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한 상인은 "노점판매대에 입주하면 지금보다 장사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지만 훨씬 깨끗해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자유방송 shs051@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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