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통마이풍'에게는 지난 2일이 한국생활 중 최고의 날 이었다.

청원문화원의 도움으로 시집온 뒤 7년 동안 못 본 친정부모를 만난 것은 물론, 청원생명축제장에서 정식 혼례까지 치렀기 때문이다.

통마이풍씨는 어려운 친정 살림살이 때문에 2003년 20살 꽃다운 나이에 14살이나 많은 남편 김현일씨를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만나 결혼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시집가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란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데는 얼마가지 않았다.

몸이 불편한 남편 대신 충북 청원군 가덕면 한 공장에서 일하면서 21살 때 얻은 아들 태영군을 포함해 세 식구의 가장 노릇을 하며 힘겹게 살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녹록지 않은 살림살이로 당연히 결혼식은 꿈도 꾸지 못했다.

친정부모 또한 시집온 뒤 한 번도 보지 못하고 가끔 전화통화를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최근 친정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친정을 한 번도 가지 못한 것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한다.

말도 통하지도 않아 한국에 온 뒤 힘들고 외로워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수차례 들었다고 한다.

평소 성실하게 생활하면서 억척스럽게 가정을 꾸려가는 통마이풍의 안타까운 사연이 주위에 알려지자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청원문화원이 항공료를 지원해 베트남에서 친정부모를 한국으로 모셔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매년 세계인의 날을 맞아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행사를 마련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친정부모를 모셔오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친정 부모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통마이풍은 밤에 잠도 못 이뤘다고 한다.

가덕면 이장들도 나서 통마이풍의 결혼식을 추진하면서 '2010 세계인의 날' 행사가 열린 청원생명축제장에서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게 됐다.

가덕면에 있는 업체들도 나서 집 도배와 장판 교체 등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생이별 7년 만에 부모와 상봉하고 결혼식까지 올린 통마이풍은 감격과 감사의 마음에 연신 눈물만 닦아 냈다.

하지만 결핵을 앓고 있는 친정아버지 치료문제로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다행히 청주 효성병원에서 무료로 아버지의 결핵을 치료중이지만 없는 살림에 보양식도 해 드리지 못하는 딸은 안타까움에 또 다시 눈물만 흘렸다.

통마이풍은 "부모를 만나게 도와준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열심히 생활에 도움을 준 손길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