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온스당 1341달러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5.5달러(0.4%) 떨어지면서 작년 11월 17일 이후 2개월래 최저치다. 금 선물가격은 1주일 동안 1.4% 하락했고 올해 들어 5% 떨어졌다.

지난해 30%나 급등했던 그 시세가 아니다. 금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 여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NP파리바의 귀금속 담당 애널리스트인 앤로레 트렘블레이는 "경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마치 일종의 보험처럼 인식됐던 금에 대한 수요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헤지펀드 매니저인 데니스 가트먼은 보유하던 금 중 3분의 2를 최근 몇 주일 새 팔아 치웠다.

그만큼 경기회복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 대신 다른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이다. 이날 GE의 실적 개선 소식이 전해지고, 유로존의 국가부채 문제에 대한 걱정도 줄어들면서 주식시장 분위기가 호전됐다. 특히 독일 기업신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은 좀 더 위험이 크지만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향했다.

중국이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에 나선 것도 금수요를 줄였다. 금은 그동안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중국의 금리인상 등 긴축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의 인기도 시들해지고 있다. 긴축정책을 펼쳐 시중 자금을 흡수할 경우 금에 대한 투자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금은 지난 10년간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상승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최근의 조정이 장기 랠리의 종료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기 조정 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과 유럽의 지표들이 호전되고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고 전했다.

경기/임병술 기자  mbs23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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